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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돋보기]산업화된 폐기물처리 갈등

이지현 | 2019.01.18 | 좋아요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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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C▶ 앵커멘트 없음
[이지현 기자]
요즘 곳곳에서 폐기물 처리장을 둘러싸고
각종 민원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제가 서 있는 이곳 괴산에서도
보시는 것처럼 의료 폐기물 소각장을 반대하는
현수막을 쉽게 볼 수 있는데요.

여기뿐 아니라 청주와 제천,
음성에서도 폐기물 처리장을 두고
주민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물론 내가 사는 곳 바로 옆에
혐오 시설인 폐기물 처리장이 생긴다는 건
달갑지 않은 일이죠.

하지만 단순한 거부감 외에도 주민들이
반발하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바로, 지역 내 폐기물만
매립하거나 소각하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기는
음성 금왕 테크노밸리 산업단지인데요.

이 곳에 5만2천㎡ 규모로
들어설 예정인 폐기물매립장은
외부 폐기물을 함께 처리한단 소식에
주민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곳입니다.

우리 지역 폐기물은 몰라도
다른 지역 폐기물까지 처리하는건
못참겠다는 겁니다.

이런 현상은
충북 도내 곳곳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저는 자리를 바꿔 충주에 있는
한 산업단지의 매립장으로 왔는데요.

이곳뿐 아니라
바로 옆에 있는 다른 두 개 산업단지 매립장도 모두 외부 폐기물을 반입하고
있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폐기물이 쏟아져 나오고,
어디선가는 이를 처리해야 한다는 점에서
님비 현상의 하나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일단 민간 기업에 적용되는
'폐기물관리법'에는
폐기물 이동에 대한 규제가 전혀 없습니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처리시설에 적용되는
이른바 '폐촉법'에도
지역에서 발생한 폐기물을
10년 이상 묻을 수 있는 용량만 남겨두면
타지역 쓰레기 반입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즉, 타지역 폐기물을 우리 지역으로 반입해도
어떠한 제재도 받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문제는 지역별로 발생하는
폐기물량에 차이가 있다는 겁니다.

특히 수도권에서
발생하는 양이 압도적으로 많죠.
전국에서 3번째 안에 들어갑니다.

지난 2016년 환경부 통계자료를 보면
수도권에서 매일 발생하는 폐기물의 양은
전국 발생량의 28%를 차지하지만
처리시설은 전국 10% 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럼 수도권 소각 매립시설에서
감당하지 못하는 쓰레기들은 어디로 갈까요?

충북에는
폐기물 소각·매립시설이 23곳이나 있습니다.

충북에서 재활용되는 걸 제외하고
매일 발생하는 폐기물은 2천 톤,
이 양 가지고는 23개 시설에
속된 말로 돈벌이가 안됩니다.

업체 입장에서는
폐기물 처리를 많이 해야 수익이 나기 때문에
타지역 폐기물을 가져다
태우고 매립할 수밖에 없는 구좁니다.

실제로
충주의 한 폐기물 매립장에서
처리하는 폐기물 비중을 따져봤더니
지역 발생량은 10%에 불과했습니다.

어디선가는
처리해야 한다는 이유로 들어서는 폐기물 시설.

악취와 침출수, 미세먼지 유발 등
환경과 건강 문제로도 연결되는 만큼
폐기물 처리 시설의 지역 불균형 문제를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할 때입니다.
MBC 뉴스, 이지현입니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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