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AIR

위안부 피해자 "명절이면 더 외롭죠"

조미애 | 2018.09.24 | 좋아요4
이 글을 밴드로 퍼가기
◀ANC▶
온가족이 모여 정을 나누는
대명절 추석입니다.

하지만 이런 때가 더 외롭고 서러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충북 도내에 유일하게 생존해 있는
위안부 피해자를 찾아가봤습니다.

조미애 기자입니다.
◀END▶
◀VCR▶

충북 도내 유일한 위안부 피해자
92살 이옥선 할머니의 집입니다.

대명절 추석이지만,
대문 앞부터 적막감이 감돕니다.

아무도 찾는 이가 없습니다.

40대 즈음 할머니를 아껴주는 남자를 만나
가정을 꾸렸지만, 아이를 가질 수 없었고,
그마저 세상을 떠난 지 오래.

◀INT▶이옥선/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적적하지. 자식이 없으니까. 딸도 없고 아들도 없고 아무것도 없으니까. 위안부 신세들이 다 그래요."

몸이 아프고, 거동도 불편하다 보니
고향인 대구를 못 찾은 지도 벌써 몇 년이
흘렀는지..

이맘 때면 뵐 수도 없는 부모님 생각이
더욱 간절합니다.

◀INT▶이옥선/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아이고 친정아버지, 어머니가 다 보고 싶지마는 그 뭐, 보고싶은 대로 그거 되는 거에요?
나이가 많아서 모두 돌아가셨는데."

최근엔 집안일을 도와주던 분까지 그만 둬
몇 달 째 홀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시간을 몸져 누워 있는 할머니,

그러나 새벽 4시 반이면 어김 없이
전동휠체어를 타고 산길을 나섭니다.

스스로 터득한 치유법입니다.

◀INT▶이옥선/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산에 가서 자꾸 소리를 지르고 그러니 좀 나아요. 그래서 자꾸 산에 가는 거예요. 힘이 들어도 해야지. 그래서 많이 좋아졌어, 잇몸이."

건전지가 다 돼 시간이 안 맞는 데도
대통령이 준 시계는 꼭 차고 있는 할머니,

나라 잃은 탓에 16살에 일본군에 끌려가
2년 간 '생지옥'을 경험했지만
여전히 나라를 품고 평화를 기원합니다.

◀INT▶이옥선/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그저 전쟁이나 안 나고 그래 잘 살면 좋겠지. 안 그래요? 아이고 전쟁 나면 사람이 얼마나 죽고 곁에서 죽어서도 모르고, 아이고 죽을뻔 했어, 아주."

할머니의 소원은 가장 인간적입니다.

◀INT▶이옥선/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그냥 그래, 잘 살고 싶어요. 죽지 말고 살고 싶어."

현재 생존 위안부 피해자는 모두 27명,
평균 나이가 아흔을 훌쩍 넘겼습니다.

아직 미안하다는 사과도 못받았는데
시간은 야속하게도 흘러가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미애입니다.
(영상취재 연상흠)

좋아요그레이
twitter스크랩 me2day스크랩 facebook스크랩